7.21.2006

영어면접을 보다

어제 영어면접을 보고 왔다.
영어에는 영 소질이 없어 무척 걱정이 심했다.
친구놈이랑 둘이서 며칠을 끙끙 앓다가 '애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그냥 가기로 했다.

허걱!!
들어가는 웬 원어민이 있네... 썅 가뜩이나 새가슴인 나의 가슴은 더욱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나랑 같이 들어가신 분들이 burbuk거려 그나마 위안을 얻고 약간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가만히 인터뷰가 진행되는 것을 보니 특징이 있다.
면접관이 먼저 치고 들어오면 피면접자들은 상당히 당황한다.
면접이라는 자리에 한번 주눅이 들고 거기다가 영어로 진행이 되면 더욱 머리가 순간 delete된다.

이렇듯 면접이라는 자리는 양측의 팽팽한 헤게모니 싸움이라는 것을 어제 더욱 절감했다.
피면접자들은 반드시 자신이 유리한 측면으로 면접관을 이끌어 내어야 한다.
어제의 경우 영어로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잘 말할수 있는 주제로 그리고 자신이 자주 쓰는 단어가 있는 분야로 면접관을 이끌어야 영어면접을 넘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라는 주제를 이용하기로 했다.
미리 준비해간 주제이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면접관도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블로깅이라는 주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그나마 여유롭게 인터뷰를 끝낼수 있었다.

어제와 그 전의 경험으로 보면 오히려 원어민이 나오면 인터뷰가 수월해 진다.
일부러 발음을 또박또박하게 해주고 비교적 쉬운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한국인이 영어 면접관으로 나오면 과도하게 혀를 꼬거나, 말을 빨리 하거나 소곤소곤하게 말해서 면접자들을 고의로 혼란에 빠지게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마도 자신들은 외국물을 잘 먹었다를 은연중에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한국에서 영어는 권력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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